파워 트레인, 회전계통 시험 설비의 총아
자동차 카탈로그를 유심히 살펴보면 차의 크기와 성능을 나타내는 제원표가 있다. 이 가운데 최고출력, 최대토크 등 그 차가 발휘하는 힘을 표시한 수치를 측정하는 기기로 사용되는 것이 다이나모미터(Dynamometer)다. 자동차 분야에서 이 장비는 주로 연구 개발에 사용되고 있지만 단순히 자동차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 용도에 따라 쓰이는 범위가 넓다. 다이나모미터의 기능과 용도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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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시 다이나모의 테스트 장면. 주로 자동차 엔지니어들이 차의 성능을 평가하는데 사용하지만 엔진 다이나모의 경우 선박이나 항공기등에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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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이나 전자파, 환경 기후 시험 등 특정한 목적에만 사용되는 다이나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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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산업계에는 많은 회전체가 동력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회전체는 자동차, 항공, 선박, 터빈 등 다양한 수송기기에 부착해 구동되고 있음을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독자들이 흔히 알고 있는 일반 모터도 전기적량을 회전력으로 바꾸는 것이며, 내연 기관의 연료 폭발을 이용한 자동차 엔진, 항공기 엔진, 선박 엔진, 모터사이클 엔진 등 수많은 부품들이 회전력을 출력으로 이용하고 있다.
또한 회전력을 받아 이를 다시 회전력의 속도 및 방향을 전환시키는 장치로써 기어 박스, 트랜스미션, 토크 컨버터, 디퍼렌셜 등의 장치들이 자동차의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회전력은 기계 동력원의 매우 기초적이면서 중요한 물리적 특성으로써 이를 측정하고 시험하는 것은 자동차뿐만이 아니라 일반 산업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한 항목이 되고 있다.
선박, 항공기 엔진 등 회전체는 모두 측정하는 장비 다이나모의 기본 개념은 모터와 발전기의 복합형태
회전력의 동력적 측정 및 시험을 수행하는 시험설비를 통칭하여 다이나모미터(약어로 다이나모)라고 한다. 한마디로 돌아가는 것은 모두 측정할 수 있는 장비다. 다이나모미터는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자동차에서는 엔진의 회전 동력을 측정하는 엔진 다이나모, 기어박스류의 동력시험을 행하는 트랜스미션 다이나모, 차량 전체(섀시계)의 동력을 측정하는 샤시 다이나모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를 다시 세분해 보면 엔진 다이나모는 선박용 엔진 다이나모, 터빈용 다이나모, 항공기 엔진 다이나모, 자동차 엔진 다이나모, 모터사이클 엔진 다이나모 등이 있다. 트랜스미션 다이나모 또한 수동 트랜스미션용 다이나모, 자동 트랜스미션 다이나모, 리어 기어 박스용 다이나모, 액슬 다이나모 등으로 분류된다. 섀시 다이나모는 자동차 전체의 동력을 시험하는 시험계로써 내구용(Mileage), 배기 가스용(Emission), 환경용(Environmental), 풍동용(Wind tunnel), 전자기파 시험용(EMC), 진동 소음 시험용(NVH), 성능용(Performance)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용도에 따라 연구 시험 개발용, 생산용, 품질 관리용으로 실제 구입 사용하는 주체를 나눌 수 있다.
다이나모의 기본적인 개념은 모터와 발전기의 복합형태와 비슷하다. 즉 일반적으로 모터란 전기를 걸어서 회전하는 것이며(전기적인 힘을 기계적인 회전 에너지로 변환), 발전기는 기계적 회전 에너지를 역으로 전기로 바꾸는 것을 일컫는데, 그 양자가 모두 회전 에너지를 매개로 하고 있다. 이 회전 동력을 측정이 가능한 다른 에너지(바람, 물, 전기 등)로 변환·흡수시키고, 이 변형된 에너지를 정량화해 동력원의 출력을 수치화 또는 계량하는 것이다.
현재 많이 이용되는 다이나모는 동력의 흡수와 발생이 동시에 가능한 복합적 형태, 즉 모터와 발전기의 복합체 형태인데 그 발전 과정을 보면 초기의 풍력 다이나모(회전 동력을 풍차를 이용, 바람의 힘과 속도로 변환해 측정), 그 이후에 수력 다이나모(수차를 돌리는 동력으로 변환, 측정), EC 다이나모(와전류의 형태로 변환 측정), DC 다이나모(직류 전기로 측정) 그리고 최근의 AC 다이나모(교류로 측정) 등이 그 주류를 이룬다. 현재 대형 선박용 엔진의 경우 수력 다이나모, EC/DC/AC 다이나모는 주로 자동차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좀더 기본적으로 설명하면, 동력원의 에너지를 흡수한다는 것은 변환된 에너지가 어떤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 된다. 이 변환된 형태가 풍력이나 수력, 또는 전기력(전기 생산), 그 이외의 발열 및 손실의 형태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에너지 보존 법칙)한다. 이 변환된 동력, 즉 Power(kW)란 물리량으로는 힘(Force)과 속도(Speed)의 곱 형태로 표시되며, 이는 다이나모가 동력원의 출력 측정 순간(현재 일반적으로 10ms, 백분의 일초)에 해당하는 힘과 속도를 연속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계산해 동력원의 출력을 얻는 것이다. 이러한 다이나모를 이용한 물리적 동력 측정의 결과는 자동차의 경우 신차 개발시 설계 동력과의 비교 및 개선, 양산 차량의 주기적인 동력특성의 점검과 확인, 일정 수준의 품질관리 유지, 부품 성능 개선 및 내구성 확보 등에 중요한 데이터로 사용되고 있다.
다이나모미터는 이러한 중요성 및 기술적인 집약성 때문에 상당히 비싼 장비이며(일반적으로 자동차용 엔진 다이나모의 경우 3억∼10억, 트랜스미션 및 샤시 다이나모는 10억 이상), 이는 기계적 요소와 최신의 제어 시스템, 고도의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총합적인 시험 설비의 꽃이라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다이나모 설비는 통합적인 시스템으로 제작되며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에 전문 메이커들이 있다. 이들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어 및 데이터 획득(Data acquisition)에 해당하는 설계, 조립, 테스트, 인증, 공급, 설치 등을 전 세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는 엔진, 트랜스미션, 섀시형으로 구분 최근에는 운전자 대신 로봇 이용해 테스트
그렇다면 다이나모미터의 적용례를 살펴보자. 엔진 다이나모의 경우 시험 대상 엔진을 직접 다이나모에 연결한 상태로 실제 엔진에 연료와 공기를 주입, 실차 조건에서의 엔진 가동 상태로 재현한 상태에서 그 출력을 측정한다. 이때 엔진에서 발생하는 배기 가스, 연료 소모율, 각종 압력 및 온도 상태, 유해 입자 검사, 각종 엔진 구성 단품의 기능과 성능 및 내구 정도, 엔진 길들이기를 총체적으로 시험하게 된다.
또한 엔진에 역으로 걸리는 저항(힘)을 다이나모가 재현시킴으로써 그때의 엔진 반응 상태를 보기도 한다. 한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의 양산 가솔린 엔진의 경우 그 엔진의 알려진 결함 요소 및 성능 추이를 사전에 mapping 작업을 통해 데이터 베이스화 함으로써 실제 연료 분사 없이 몇 회전의 크랭킹 만으로 시험하여 성능을 파악할 수도 있다.
트랜스미션 다이나모는 실제 엔진이나 또는 해당 엔진의 성능을 똑같이 재현해 줄 수 있는 다이나모를 그 입력축으로 하여 이를 시험 대상인 기어 박스나 트랜스미션에 연결한 뒤 출력축에 다시 다이나모를 연결해 결과적인 출력 변환 값을 측정하는 것이다. 트랜스미션 다이나모는 MT, AT, 디퍼렌셜, 리어 기어 박스 등 시험 대상을 구성 요건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해 시험에 들어간다. 특히 오토 트랜스미션용 다이나모의 경우는 토크 컨버터, 자동 시프터와 밸브 바디, 제어기인 TCU 등 그 구성 요소와 이에 따른 작동 성능이 매우 다양하므로 복잡한 시험설비중의 하나다.
또한 자동차에서 노면까지 최종 동력의 전달자인 타이어 이전까지의 동력 발생 및 전달 부분인 파워 트레인계(Power-train : 엔진, 트랜스미션, 디피렌셜, 액슬)에 대한 전체 동력 성능 시험도 행해지는데, 이때 진동이나 소음 및 열화 등 여러 가지 자동차의 승차감과 가치 성능 부분에 대한 평가도 동시에 이루어진다.
섀시 다이나모의 경우는 시험 차 전체를 롤러(Roller)위에 올려놓고 자동차가 실제 도로를 주행하는 것과 같은 상태로 재현하는 설비다. 이 장비는 해당 차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자동차 메이커에서는 테스트 드라이버가 직접 시험 차를 타고 일정한 환경 조건에서 시험을 했다. 예를 들어 일반 도로나 정해진 트랙(종합 주행 시험장) 혹은 극한지대나 열대 지방 등을 주행하면서 각자 필요한 시험을 통해 자동차 성능을 향상시켜 왔으나 이제는 필요한 조건을 재현할 수 있는 특수 시험 챔버나 터널에서 대신한다. 태양광 재현이 가능한 +60℃이상의 고온, -40℃이하의 저온의 환경 챔버, 전자기파 재현이 가능한 EMC 챔버, 공력 소음 풍동, 소음 진동 시험실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실제 주행로를 대신하는 롤러를 갖춘 섀시 다이나모에서 차를 얹어 시험함으로써 막대한 개발비용과 시간의 절약과 효율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섀시 다이아모에 사용되는 롤러 크기는 그 적용 범위에 따라 일반적으로 1.2∼2.5m 정도. 다이나모의 용량은 승용차의 경우는 100∼200kW를 주로 사용하며, 이러한 조건에서 차량 전체의 출력, 성능, 배기계 및 부품 실차 성능 시험을 행하게 된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요즘에는 운전자가 실제 운전하는 것처럼 기능을 압축해 놓은 로봇 드라이버(Robot driver)들이 애용되고 있다. 이는 운전석 시트에 장착해 수동, 자동, Tiptronic, CVT 등의 트랜스미션을 자동으로 조작해 주는 로봇과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 클러치 등을 자동으로 조작하는 액츄에이터(actuator)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같은 로봇은 주로 내구용이나 배기 인증용, 특수 환경용 및 소음 평가용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시험에 있어 운전자가 없이도 자동차를 실제 상황과 같이 자동으로 운전해 줌으로써 테스트 인력의 피로 저감과 안전을 기할 수 있으며, 정밀도와 재현성 등의 우수성으로 인해 법규 시험 및 특수한 드라이브 사이클(Drive cycle)을 수행하는 경우에도 사용될 정도로 그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편 해외 유수의 시험기 제조 업체들은 대부분 설계, 조립, 시운전, 소프트웨어 개발의 기능만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이외의 부분은 거의 외주 제작하고 있다. 이는 부품 산업의 발달 및 기반 기술의 획득 용이성이 그 기반이 되고 있으며, 메이커 내부적으로는 조직의 경량화와 신속성, 효율, 이익 극대화 등을 꾀할 수 있어 하나의 추세가 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복합, 고도 시험기를 제작 할 수 있는 기술력의 부족, 기반 소재 및 고성능 부품 제조원의 부족, 시험기 전문 인력의 부족, 국내산에 대한 인식 결여 등의 원인으로 인하여 전문 제작사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며 거의 모든 설비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앞으로도 수요의 지속적인 증대가 예상되어 이 분야에 대한 집중적이고 과감한 투자 및 육성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하겠다.
이는 전후 자동차 공업의 발전 시점에 다수의 일본 제작 업체들이 성장함에 있어 한국 시장이 큰 디딤돌이 되었다는 예를 보아서도 중국 시장 등 향후의 추세와 시장 성장세를 보아서도 그렇다. 특히 최근의 자동차시장은 신모델 출시 기간의 최소화, 시장에 맞는 가격과 품질을 요구,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법규들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품질 보증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때 고기능화되고 사용하기 쉬운 시험 장비들은 기획, 연구, 설계, 초도, 양산, 품질 관리 등 전과정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고부가가치의 설비들이 대부분 해외 선진 메이커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관련업계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 다이나모미터? 다이나모? 다이나모미터(Dynamometer)의 사전적 의미는 회전기계의 출력, 회전력을 측정하는 동력계라 되어 있으며 약어로 자주 쓰이는 Dynamo는 힘/동력이라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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