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에 꽃구름이 번지고 있다. 섬진강 주변의 산수유와 매화가 봄 햇살에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말 제주도에서부터 개나리.진달래의 꽃부리도 활짝 벌어질 것이라 한다.

그러니 여인들이여. 슬슬 꽃놀이를 준비할 때가 됐다. 꽃바람 맞아 얼굴 불그레해지면 누구나 봄처녀라 할 만하다. 꽃 좋은 곳에 인파도 많이 모이게 마련이다. 그 탓에 자칫 소란스러울 수 있다.

꽃놀이는 정확히 날짜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특히 벚꽃의 경우 개화해서 일주일이 지나면 절정을 이루며 이내 꽃잎이 지기 시작한다. 그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이 동백 나들이다. 겨울부터 한두 송이씩 피기 시작하며 늦은 것은 4월까지 꽃봉오리를 벌린다.

동백은 전남.경남의 섬 등지에 많이 자란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전남 여수시 거문도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섬이다. 섬 전체 수종의 80%가 동백이다. 올해로 100살이 되는 거문도 등대 주변에 특히 동백이 많다. 문의 거문도관광여행사(www.geomundo.co.kr) 080-665-4477.

경남 거제시의 지심도도 섬 전체가 동백이다. 대부분의 해안이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둘레라고 해 봐야 3.7㎞에 불과하나 오솔길이 잘 나 있다. 한적한 길 위에 떨어진 동백꽃이 바람결에 구르다 푸른 바다로 떨어지는 광경을 상상해 보시라. 지심도행 배는 거제시 장승포항 지심도도선장(055-681-6007)에서 하루 5회 떠난다.

벚꽃 구경은 햇살이 강한 대낮도 좋지만 새벽녘도 나쁘지 않다. 안개가 피어오를 때 벚꽃 터널을 지나며 만나는 황홀경은 부지런한 여행꾼만 맛볼 수 있다. 벚꽃터널이 고우면서 인파가 덜 붐비는 곳 중 하나가 경남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다.

남해대교를 지나 19번 국도를 따라 1.3㎞를 달려 노량삼거리에서 왼편의 1024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는 구간. 문의는 남해군 관광안내소(055-863-4025). 전남 쪽의 한적한 벚꽃 터널로는 전남 보성군 문덕면 죽산리의 대원사(061-852-1755).(www.daewonsa.or.kr) 진입로를 꼽을 수 있다.

찾아가는 길은 호남고속도로 주암 나들목 → 순천 방향 27번 국도 →곡천삼거리에서 보성 방향 18번 국도→ 용암사거리에서 화순 방향 15번 국도 순.

동백이 처연하고 벚꽃이 화려해서 눈길을 끈다면 진달래는 은은함과 친근함이 매력이다. 산 중턱에 무더기로 피어 있는 진달래는 봄꽃의 대표로 꼽을 만하다. 진달래가 고우면서도 덜 알려진 산을 하나 고르자면 경남 마산시의 무학산(舞鶴山.761.4m)을 들 수 있다.

학이 춤추듯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 같다고 해 무학산이라 불린다. 학 머리에 해당하는 학봉 주변으로 진달래밭이 장관을 이룬다. 왕복 산행에 4~5시간 소요. 문의 마산시청 문화공보과 055-240-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