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평한 신비탈에 활짝 핀 유채꽃.
2 동백꽃이 떨어진 마을 길에 앉아 있는 고양이 두 마리.
3 지심도에 도착한 관광객들.
4 속력을 내고 있는 배 뒤로 장승포가 보인다.
5 하늘색으로 칠해진 일본식 옛집이 동화 속 집처럼 정겹다.
6 민박집 아주머니의 안내를 받으며 지심도 오솔길을 따라 경비행기 착륙장으로 가고 있는 관광객들.


중부 이남의 대표적인 겨울 꽃나무가 동백이다. 남해안과 다도해의 섬들에 지천으로 깔려 있다. 차나무과에 속하는 활엽교목으로, 대개 2~3월부터 꽃을 피워 5월 초까지 절정을 이룬다. 따뜻한 날씨 덕에 남해안에선 11월께부터 꽃을 볼 수 있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매끄러운 잎사귀와 그 사이에 숨은 붉고 속깊은 꽃송이들이 탐스럽다. 질 때면 통째로 떨어지는 꽃송이들로 동백나무 숲길은 붉은 융단길이 된다. 비록 만개는 아니지만, 지금 남해안 일대 동백나무들이 하나둘씩 붉은 꽃망울을 열어보이고 있다. 동백나무로 뒤덮인 남해안의 주요 섬들을 알아본다.

● 지심도=경남 거제도에 딸린, 길이 1.5㎞, 폭 500m 정도의 작은 섬. 전체 숲의 60%를 동백나무가 차지하는 동백섬이다. 갓 자라기 시작한 것에서부터 한아름쯤 되는 나무들까지 거대한 동백나무숲을 이루고 있다. 포구에서 숲길을 오르자마자 굵직한 동백나무 무리가 반겨준다. 민가가 몇집 나타나고 좌우로 동백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숲길이 잘 닦여 있어 2시간 정도면 섬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다. 동백나무뿐 아니라 구실잣밤나무·후박나무·해송·대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하기에 좋다. 헬기장이 있는 정상에선 지세포항 쪽 안바다와 동쪽 먼바다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 일제가 설치한 포진지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아픈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장승포항에서 도선을 탄다. (055)639-3198.

● 내도=역시 거제도에 속한 섬. 외도(밖섬) 안쪽에 있어 안섬이다. 지심도에 비해 때가 덜 탄 동백나무숲을 간직하고 있다. 태풍 매미의 강타로 내도분교 터 등 섬 일부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구실잣밤나무숲을 지나 정상 부근에, 오래된 나무들은 아니지만 빽빽한 동백나무숲이 자리잡고 있다. 정상 부근엔 산길이 희미하나, 내해 쪽 바닷가길은 선명하고 전망도 좋다. 반대편은 절벽지대가 많다. 둘러보는 데 1시간30분 가량. 구조라항에서 15분 거리. (055)639-3198.

● 거문도=전남 여수항에서 남서쪽으로 114.7㎞ 떨어진 다도해국립공원 지역에 있다. 동도·서도·고도 세 섬으로 이뤄진 섬 전체 나무의 70% 이상이 동백나무다. 동백숲과 바다를 감상하기 좋은 곳은 서도 남쪽의 ‘기와집 몰랑’(지붕의 용머리) 일대 능선과 남쪽 해안인 신선바위 쪽 벼랑길, 그리고 수월산(196m) 자락의 등대길이다. 1905년 세워진 거문도 등대에 이르는, 1㎞ 남짓 이어지는 동백 숲길은 꽤 운치있는 산책길이다. 바다 경치와 울창한 동백나무숲이 잘 어울린다. 길의 끝에는 수월산 쪽 경치가 바라다보이는 관백정이 있다. 여수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30분. (061)690-2224.

● 돌산도=여수에서 돌산대교로 이어진 돌산도도 동백나무가 많은 섬이다. 돌산도 남쪽 끝 임포리에는 500년 묵은 높이 10m의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있다. 넓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데 3~4월 그 밑에 깔리는 꽃송이들이 볼 만하다. 여수 오동도에도 잘 보존된 동백나무숲이 있다. (061)690-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