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완연한 봄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 봄빛을 잔뜩 머금고 있는 돌담길과 오랜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고택(古宅)이 정겨운 외암리 민속마을은 가족 나들이 장소로 어울리는 곳이다.

오랜 타향살이에서 잠시 탈출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정다운 풍경을 담고 있는 민속마을에 들러보면 바쁜 도시생활을 잠시 잊을 수 있는 포근함이 있다. 또한 이조시대의 유명한 청백리(淸白吏)인 맹사성의 고택도 산 하나 넘는 거리에 있는데 깔끔하면서도 운치 있는 풍경이 제법 볼만하다.

이제는 아산시로 이름이 바뀐 온양에서 20여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외암리 민속마을은 1978년 충청남도 민속보존마을로 지정된 후 우리의 것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전통가옥과 미풍양속이 그대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마을 입구의 장승을 지나면 물레방아와 송림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정자가 제법 운치 있게 느껴진다.

충청도 지방 고유의 가옥 형태인 반가(班家) 10여채와 아담한 초가 여러 채가 모여 자그마한 마을을 이루고 있는 외암리는 약 5백년전 예안 이씨가 정착하여 대를 물려가며 살아온 곳으로 이 지방의 민속 생활용품도 구경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여러 가지 민속생활용품이 전시된 민속전시관과 디딤방아, 연자방아가 있고 영암군수가 살았다는 격식을 갖춘 전형적인 양반집도 있어 이조 후기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집집마다 정성스레 둘러쳐진 돌담길과 마을 한가운데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느티나무를 지나면서 시작되는 민속마을 나들이는 영암군수댁과 디딤 방아가 있는 집 곁의 솟을대문을 둘러보는 코스로 이어진다. 마을 구경이 끝나면 마을 끝자락에 있는 송암사를 한번쯤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맹씨행단(孟氏杏壇)은 아산시 배방면 중리에 있는 조선조 청백리로 유명한 맹사성의 집안이 대대로 살아 내려오는 고택이다. 맹사성은 청렴하면서도 강직한 관직생활로 선비정신을 드높였는데 세종때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냈다.

고려 충신 최영 장군이 살던 집을 그의 손녀 사위인 맹사성이 물려받았다. ㄷ자형 맞배집과 맹씨 3위의 위패가 봉안된 사당, 정각 등이 있으며 정원에는 맹사성이 심었다는 580년생 은행나무 두 그루가 마주서 있다. 이 은행나무가 있기 때문에 맹씨 행단이라고 불리는데 이 나무 아래서 강학(講學)했기 때문에 행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얼마전 맹사성의 유물을 모아 전시하고 있는 유물 전시관이 들어서고 주변환경도 정리되면서 새로운 문화유적 답사지로 자리잡고 있다.

아산시에서 맹사성 고택으로 들어 왔던 길을 따라 10여분 달리면 포장도로가 끝나는데 이곳에 민물낚시터로 유명한 수철저수지가 있다. 산자락이 물위에 잠기는 저수지를 바라보며 제방을 따라 산책하듯 걸으면 호젓한 분위기도 맛볼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산시내에 있는 신정호에 들러 별미도 맛보고 온양민속박물관(0418-542-6001)이나 온양이나 도고에 있는 온천에 들러 온천욕을 즐기면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얻게 된다.

별미 온양에서 이름이 바뀐 아산에 가면 잘 정돈된 유원지가 있는 신정호는 꼭 들러보는 것이 좋다. 신정호반에 있는 연춘식당은 오래전부터 장어구이로 유명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장어구이보다 닭구이로 더 유명하다. 이집의 닭구이는 간장에 흑설탕, 물엿, 참기름, 깨에 생강을 넣은 양념장을 바르고 숯불에 구워 내는데 독특한 양념맛 때문에 인기가 높다.☎ (0418)545-2866

 

하룻밤 쉴만한 곳 아산온천장 (0418-541-5526)에는 20실 규모의 객실이 있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온양온천으로 가면 온양관광호텔 (0418-545-2141)과 온양제일관광호텔 (0418-544-6111) 등과 관광호텔, 장급여관들이 몰려 있어 잠자리를 구하기 쉽다. 조금 더 한적한 분위기를 맛보려면 도고온천의 한국콘도 (0418-542-4121)이나 포시즌콘도 (0418-541-5430)등을 택하는 것도 좋을듯하다

 

운전메모 □내차로 외암리 민속마을을 찾으려면 먼저 경부고속도로로 천안까지 달린 다음 21 호 국도를 이용해 온양까지 간다. □ 온양읍내에서 공주로 가는 39 호 국도를 5.7 km 달려 송악 입구에 이른 다음 왼쪽으로 난 우회도로를 이용해 1km 정도 달리면 민속마을에 닿는다. □시외버스를 이용하려면 남부터미널에서 온양행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온양에서 민속마을까지는 시내버스가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