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경포대

다양한 표정의 강릉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관령을 넘어 구절양장(九折羊腸)길을 구불구불 더듬어 내려가면 강릉에서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는 매혹의 드라이브 길이 열린다.

봄빛이 가득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설렘을 안고 대관령을 넘으면 쪽빛 동해 곁에 다정하게 누워 있는 강릉이 내려다보인다. 대관령을 지나는 시간이 이른 아침이라면 일찍 이라면 강릉 앞바다를 뚫고 올라오는 일출의 장관도 볼 수 있고 쾌청한 오전이라면 이국적인 느낌의 해변도시를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유난히 날씨 변화가 많은 대관령이기에 날씨가 흐린 날 오후의 강릉은 운무에 싸여 숨어버릴 수도 있고 저녁 빛이 짙어갈 무렵이나 밤이 제법 깊어갈 시간이면 화려한 모습의 야경을 감상 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표정의 강릉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관령을 넘어 구절양장(九折羊腸)길을 구불구불 더듬어 내려가면 강릉에서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는 매혹의 드라이브 길이 열린다.

경포해변 드라이브는 역사와 젊음, 그리고 낭만이 있어 다양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출발지는 동해고속도로를 끝자락에 있는 ①오죽헌이다.

①강릉의 대표적 문화재로 보물 165호로 지정된 조선 초기의 목조건물이다. 한국이 낳은 위대한 경세가이며 철학가, 정치가인 율곡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 그의 어머니 사임당 신씨의 친정집이다.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 있고 줄기가 검은 대나무인 오죽(烏竹) 숲으로 유명한 오죽헌은 율곡을 낳기 전에 태몽을 꾸었다는 몽룡실 이외에는 1970년대에 지어졌다. 곁에 있는 향토박물관도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오죽헌에서 동해 쪽을 향해 서면 마주 보이는 곳에 노송 숲이 있고 그 사이로 오래된 기와집이 보인다. 이곳이 중요민속자료 제5호로 지정된 선교장이다. 조선시대 양반의 저택으로 강원도내에서 가장 큰집이었던 선교장은 조선 순조 때 효령대군 11대손인 이내경이 터를 잡고 집을 세운 후 그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선교장을 지나면 거울같이 맑은 경포호를 안고 바다가 열려 있는데 호수 입구에서 경포대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경포호는 한 폭의 그림이다. 경포호에 가면 호수가를 따라 이어지는 호반길2.7km를 운행하는 관광마차도 탈 수 있다. (20분 소요, 1만원)

②경포대 해수욕장 입구에서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해변 길에는 모두 55개의 횟집이 늘어서 있다. 해송과 모래사장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에는 2년전부터 바다 카페들이 여기저기 들어서서 새로운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했다.

②동해의 경관 중에서 인공미(人工美)와 자연미가 가장 조화를 이루는 곳. 백사장 길이가 8km나 뻗어있고 한꺼번에 15만명이 들어갈 수 있는 우리나라 해수욕장 가운데 그 규모로 손꼽힌다. 해수욕장 입구에는 관동팔경의 제일이라는 경포호와 경포대가 자리잡고 있는 천혜의 명소이다. 또한 앞바다에 떠있는 10리바위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다. 달뜨는 밤에는 이곳에서 달맞이를 하기 위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몇년전에는 라이브 공연을 펼치는 해변카페 윌 등이 횟집촌에 묻혀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으며 쓸쓸하게 지내고 있었지만 지금은 49개의 다양한 커피숍이나 카페가 어울려 이제는 그럴듯한 카페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카페는 '바다로 가는 자전거' 'Lee' '샤몽' '마이 홈' 등 독특한 이름을 지니고 있는데 한결같이 바다로 향해 열린 너른 창을 지니고 있다.

경포대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경포호에서 회집촌과 카페촌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해송숲을 뚫고 달리는 한적한 바다길 드라이브이다. 도중에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해송숲 사이로 나가 바다구경을 할 수도 있다. 송정해수욕장을 지나 안목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해변길을 달린 후 남대천을 따라 강릉시가지로 들어오면서 쏑소리 축음기 박물관을 들르면 경포 해변 드라이브는 마침표를 찍게 된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송정마을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참소리 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축음기, 오디오 등의 소리 전문 박물관이다. 지난 92년 11월 28일 문을 연 이 박물관에는 1899년 에디슨이 만든 축음기를 비롯해 모두 8백여점의 축음기와 10만장에 이르는 각종 음반, 1천5백여권의 음악 서적이 전시되고 있다. 숨가쁘게 흘러온 축음기 12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모여 있는 이곳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축음기 전문 박물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별미 강릉 경포대 부근의 초당마을에서 만들어지는 ③초당두부는 강릉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두부를 굳히는데 쓰는 간수나 화학응고제를 쓰지 않고 맑은 강릉 앞바다 물을 길어와 만든 두부이기에 맛이 깔끔하고 부드럽다. 처음에는 초당마을 50여가구에서 두부를 만들다가 이제는 공장이 생겨 5가구만 두부를 직접 만들어 파는데 1989년에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되어 소문나기 시작한 원조초당순두부식당(0391-652-2660)이 초당마을에서 가장 유명하다. 주 메뉴는 순두부백반(4천원)과 모두부(3천원)이다. 함께 나오는 감칠맛 나는 된장찌개와 콩비지 맛도 일품이다. ③초당두부를 만드는 방법은 물에 불린 국산 콩을 갈아 끓는 물에 부으면서 비지와 두유를 분리한다. 그 다음 두유에 간수 대신에 염도가 적당한 바닷물을 부어 두부를 만든다. 두유가 뭉글뭉글 엉길 때 국물째 떠내면 그 유명한 순두부가 되는데 뒷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조선간장과 진간장을 반씩 섞어 만든 양념장으로 간을 맞춰 먹는다. 순두부를 두부틀에 담고 무거운 돌을 올려 만든 것이 모두부이다.

 

하룻밤 쉴만한 곳 경포대 도립공원 안에는 동해관광호텔(0391-44-2181), 경포비치호텔(0391-44-2277), 코리아나호텔(0391-44-2710) 등의 호텔과 효산콘도(0391-652-2881)와 같은 콘도미니엄, 장급 여관 등 다양한 숙박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운전메모 ■ 영동고속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동해고속도로로 들어 와 속초 방면으로 3.4Km 달리면 오죽헌에 닿는다. ■ 경포호반길은 차도에도 사람들이 내려와 걷고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운전을 해야 한다. ■ 경포해수욕장에서 카페촌을 거쳐 효산콘도에 이르는 길은 휴일만 되면 사람들로 넘쳐난다. 서행운전이 필수다. ■ 효산콘도에서 안목해수욕장까지의 길은 솔밭길이다. 소나무 숲에서 산책을 즐기거나 해변으로 나가려면 안전한 곳에 주차시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