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면 유채꽃으로 피어나는
송악산과 모슬포

제주만의 독특한 풍광을 가득 담고 있는 모슬포 여행은 먼저 모슬포 항을 구경한 후 보성에 있는 추사 선생 유배지를 들러 산방산으로 오는 것을 권하고 싶다.

모슬포는 제주에서 가장 바람이 심한 곳이다. 멀리 동지나해를 향해 열려 있는 바다는 큰 파도를 몰아오고 있고 그 바다를 향해 우리 국토의 끝 마라도로 떠나는 뱃길도 열려 있다. 모슬포를 돌아 송악산에 오면 화산재와 키 높은 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있는 송악산 사자 바위가 화산섬의 독특한 분위기를 가득 담고 나그네를 맞고 있다. 이곳에서 바다 쪽을 보면 멀지 않은 곳에서 형제섬이 다정하게 손짓하고 있다.

제주만의 독특한 풍광을 가득 담고 있는 모슬포 여행은 먼저 모슬포 항을 구경한 후 보성에 있는 추사 선생 유배지를 들러 산방산으로 오는 것을 권하고 싶다. 도중에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제주조각공원도 찾아봄직 하다. 유명한 관광지인 산방산을 구경한 후 모슬포 여행의 종착지인 송악산에서 숨겨진 비경을 즐기는 것으로 아쉬운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당대의 명필가로 소문난 추사 김정희가 제주에서 오래 생활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이조 후기의 실학파 학자로 학문과 예술에 모두 능했으나 당쟁에 휘말려 제주에서 오랜 유배 생활을 보냈던 그가 제주에서 여러곳을 전전하다가 마지막에 머물렀던 곳 산방산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대정읍 보성리의 추사적거지이다.

전형적인 제주의 가옥 형태로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 추사적거지에 들러 보면 그의 어려웠던 유배 생활의 흔적을 느껴 볼 수 있다. 입구에는 그의 유물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는 2층 규모의 유물관이 있는데 추사의 대표작 세한도의 복제 그림과 그의 영정, 여러 점의 서화들이 걸려 있다. 추사가 이곳에서 세한도를 그린 것은 1844년으로, 스승인 자신에게 '만학집' 등의 책을 보내준 이상적에게 그려 주었다고 한다.

추사 적거지의 입장료는 없으며, 입구에 있는 200년 된 ①돌하르방이 눈길을 끈다. 이 돌하르방은 제주도 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①제주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고을의 평안함과 무사 형통을 지켜 주는 수호신 적인 의미와 죽은 자의 원혼을 달래고 악귀의 범접을 막는 주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문화재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돌하르방은 모두 47개로 주름살 하나와 축 늘어진 귀, 살짝 얹어 쓴 감투로 약간의 해학적인 모양을 하고 있다.

산방굴사가 있는 산방산은 제주10경 가운데 하나다. 마치 종(鍾)과 같은 산 모양과 깎아지른 듯한 암벽이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한라산 최고봉에서 분화가 일어났을 때 한라산 일부가 날아와 산방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산방굴사는 이 산 중턱에 자리잡은 너비 10m, 높이가 5m 정도 되는 자연굴이다. 이곳은 고려 시대의 고승 혜일법사가 불상을 세워 수도했던 곳으로 아름다운 제주 남서부의 해안선을 굽어보고 있다. 산방굴은 처녀 산방덕에 대한 전설로 알려져 있다. 산방굴의 천장에서 떨어지는 약수가 처녀 산방덕의 눈물인데 이 약수를 세모금만 마시면 복을 받고 수명을 5년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산방산에서 해안 쪽으로 내려가면 ②하멜이 표류하다 도착한 곳을 기념하는 기념비를 볼 수 있다.

②네덜란드 사람으로 1633년 1월,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던 중 폭풍우로 표류하여 제주도에 상륙한다. 그는 이듬해에 서울로 끌려와 억류 생활을 하다가 1666년에 탈출하여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조선에 억류되었을 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멜은 '난선 제주도 난파기'를 썼는데 이 책으로 인해 우리 나라의 존재가 유럽에 알려졌다.

산방굴사와 하멜 기념비를 둘러 본 후 사계리 포구로 내려와 해안 도로를 따라 10여분 달리면 송악 나루에 도착한다. 송악나루에서는 ③마라도로 가는 유람선이 하루에 3번 떠난다. 사자바위입구까지는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는데 군데군데 비포장이다.

③한반도 최남단의 섬으로 원래는 무인도였다. 1883년 제주의 영세 농어민 5세대가 당시 제주 목사 심현택으로부터 개간 허가를 얻어 정착하였는데 처음에는 식량이 없어 미역, 톳 등 해산물로 연명하다 나중에 화전(火田)으로 밭을 일구기도 했다. 그러나 화전으로 섬이 황폐해지자 섬에 살고 있던 새떼와 개구리, 뱀들이 사라졌고 지금도 개구리, 뱀들이 살지 않는다.

화산석과 강한 바람, 나무 한 그루 없는 풀밭, 절벽 아래로 부서지는 파도 등 전형적인 제주의 풍광을 담고 있는 송악산 일대는 제주 여행의 별스러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송악산은 해발 표고가 104m로 제주섬만을 놓고 볼 때 최남단에 해당한다. 삼면이 벼랑으로 바다에 접해 있어 경치가 좋고 안개, 비, 일몰 등이 엮어 내는 분위기는 신비감마저 자아낸다. 더구나 산 위에는 이중으로 분화된 기생화산이 있어 제주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송악산 자락이 바다에 잇닿는 곳에 있는 사자바위에 오르면 툭 트인 바다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바위에서 왼편으로 3km 정도 떨어진 곳에는 형제섬이 있다. 형제섬은 약 10만년전 빙하기 때 만들어진 섬으로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과 아름다운 수중 경관 때문에 스쿠버들이 많이 몰린다. 사자바위 입구에 있는 송악 나루에서는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로 가는 유람선도 송악산 입구의 송악나루에서 떠난다. 또한 사자바위 아래에는 일정 때 일본이 어뢰정을 보관하기 위해 인공으로 만든 15개의 동굴이 있는데 이 동굴을 일오동굴이라 부른다.

 

별미와 특산물 모슬포 부둣가에 있는 해녀식당(064-94-3597)은 10여년이 넘게 한자리에서 자리물회의 참맛을 제공하고 있다. 자리물회는 도미의 일종인 자리 돔으로 회를 뜬 다음 식초와 고추장, 된장 그리고 야채를 넣어 버무리고 찬물을 부어 먹는 음식으로 제주 별미이다. 산방산 입구 화순에 있는 삼호식당(064-94-9233)은 달군 솥뚜껑에 구워 먹는 삼겹살로 유명하다. 밀감, 옥돔, 멸치젓 등이 제주의 특산물이지만 요즘에는 보리빵이 추가되었다. 제주 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인 조천읍 신촌리에서 보리빵을 만드는 덕인당(064-83-6153) 빵집이 유명한데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하룻밤 쉴만한 곳 모슬포에도 장급 여관은 많지 않아 중문이나 서귀포 쪽에서 찾는 것이 좋다. 한림읍에도 10여개 정도 있다. 서귀포에서 권할 만한 곳은 정방 폭포 가까이에 있는 산장 스타일의 허니문 하우스(064-62-2151)이며 장급으로는 금우장(064-62-2479) 남국호텔(064-62-3501) 등이다.

운전메모 □ 서울에서 가는 경우 차를 배에 싣고 가는 방법과 도착해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비행기편을 오전 7시와 8시대로 잡고 렌터카를 미리 예약해 제주 공항에서 10시 이전에 차를 넘겨받도록 한다. 제주렌터카(064-42-3301), 한라렌터카(064-55-5500), 그린렌터카(064-43-2000) □ 자신의 차를 카페리에 싣고 갈 경우 목포, 완도, 부산 등지에서 실을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인천에서도 싣고 갈 수 있게 되었다. □ 제주시에서 섬 서쪽을 따라 펼쳐 있는 12호 국도를 이용해 한림을 거쳐 모슬포로 오는 방법과 제2횡단도로를 이용해 섬을 종단한 다음 중문쪽에서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 약 1시간 30분 거리이다. □ 제주도는 모든 도로를 시속 60Km 이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과속을 할 수 없다. 긴 직선도로가 나타나면 단속 경찰도 함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속도를 줄이는 것이 속편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