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를 지내는 설날이면 유난히 구슬픈 울음소리 들리는 임진강가의 통일전망대는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차분한 나들이길이 된다.

통일전망대로 가는 자유로는 '한국의 ①아우토반'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한강과 임진강의 강둑을 따라 시원스레 열려 있는 이 길은 한껏 속도를 올릴 수 있는 정말 '자유로운' 길이다. 특히 휴일 오후 나들이 코스로 적당한 자유로는 여유있는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①독일의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 나치정권 아래서 1933년부터 라이히스아우토반(독일제국 자동차도로)라는 이름으로 착공 되었으며 현재는 총 연장 1만km를 자랑한다. 제한속도가 없어 자동차들이 성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공해와 소음 문제로 일부 시가지 구간에서는 속도제한을 하고 있다.

총 길이 46.6km인 자유로는 보통 3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 행주대첩으로 유명한 행주산성을 왼쪽에 두고 완만한 커브 길을 돌면 행주대교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자유로 드라이브길이 시작된다. '통일을 향한 길목 자유로'라고 새겨 있는 기념비를 지나면서 항공기 활주로 같은 직선 길을 시원스레 달려나갈 수 있다. 이 직선로는 삼남공원까지로 이어지고 있는데 길이는 17km 정도 된다.

자유로가 만들어지면서 함께 세워진 삼남공원에는 자유로 기념비가 서 있으며 토속음식을 파는 간이음식점들이 30여곳 줄지어 손님들을 부른다. 삼남공원을 출발, ②재두루미 도래지를 지나고 곡릉천 입구에 이르면 멀리 통일공원 전망대가 모습을 보인다. 이 구간부터는 길도 좁아들고 군데군데 S자 길이 도사리고 있어 속도를 줄여야만 한다.

②천연기념물 203호인 커다란 담회색 두루미로 머리와 목은 흰색이고 눈가와 다리는 붉은색을 띤다. 시베리아와 만주지방에 사는 새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에서 월동한다. 해방전까지는 1000여마리 정도 월동했지만 지금은 20-30마리도 찾아보기 힘들다. 자유로 부근에도 도래지가 있는데 이곳을 지날 때 경적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자유로 나들이의 하이라이트는 오두산 통일공원이다.

남쪽에서 흘러드는 한강과 북녘에서 내려오는 임진강이 만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오두산에 세워진 통일전망대는 92년 9월 8일에 개관되었다. 해발 1백40m의 높이에 자리잡은 원형전망실에서는 북으로는 개성의 송학산, 남으로는 여의도 63빌딩을 바라볼 수 있다.

1, 2층의 전시관에는 북한실과 통일실이 있다. 또한 관람객들이 통일의 염원을 글이나 그림으로 남길 수 있는 통일염원실, 이산가족들이 추석과 설날 등 명절을 맞아 조상들을 추모하는 망배단, 그리고 지름 2m, 무게 6백kg의 거대한 통일기원북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조만식선생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승용차는 입구 주차장에 세워두고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통일동산에서 자유의 다리 입구에 있는 임진각까지는 임진강 구비를 따라 깨끗하게 포장된 강변길 17.6km가 계속되는데 임진강 위로 스러지는 일몰은 환상적이다.

임진각은 민간인들이 출입할 수 있는 북쪽 한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경복궁에 있는 경회루를 본 떠 만든 휴식정자인 임진각은 72년에 지어 졌다. 휴게소와 유물전시관 등이 있는 6천여평 규모의 통일공원에는 자유의 다리와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고 있는 경의선 기관차, 망배단, 아웅산순국기념탑 등이 서 있다. ■

맛집 통일공원 입구에서 맛보는 이북의 대표적인 음식 함흥냉면이 별미이다. 함흥냉면 맛의 비결은 무엇보다도 고추가루와 참기름의 맛에 있는데 통일공원 주차장을 빠져 나오는 사거리에 있는 함흥원산면옥(0348-942-5375)에서는 질좋은 것만 골라 쓰고 있다. 함흥냉면이나 회냉면을 뜨끈하고 진한 육수와 함께 먹는 것도 나들이길의 즐거움이 된다.

 

운전메모 ■ 성산대교에서 강변로를 따라 행주대교까지 오면 자유로가 시작된다. ■ 한강을 왼편에 두고 17km를 달리면 장항IC와 이산포IC를 차례로 지나 삼남 도로공원에 이르게 된다. ■ 삼남공원에서부터 통일전망대가 있는 곳까지의 12km는 길이 좁아지고 굴곡도 심해지기 때문에 속도를 줄여야 한다. ■ 통일공원에서 임진각까지의 17.6km는 폭주족이 적은 여유있는 드라이브길이다.